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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나라는 문화대국이요”
작성일 2007-02-05 (월) 14:39 
분 류 [보도] 
 
   조회 : 4428      
 한미FTA 저작권 협상, 문화 경쟁력 키워 전화위복 계기로
 
현재 한국과 미국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협상대상에는 얼핏 보아 자유무역이나 국제통상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저작권 문제도 포함되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저작권 문제가 문화산업의 핵심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대변한다.
세계 경제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문화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제적으로 저작권 산업(Copyright Industry)이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산업은 사회의 기초 문화수준이 높아야 발전할 수 있다. 문화는 창작, 향유, 재창조의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 고품격 문화예술작품이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되고 동시대인에게 향수되어 사회의 문화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이 재창조될 때 문화는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미국, 국제조약보다 높은 저작권 보호 요구
문화관광부는 문화·예술작품의 창작 주체인 저작자에게 창작 유인을 제공하고, 나아가 저작물의 원활한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저작권법’이라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작권법은 문화 기본법, 문화산업 기본법이라 불린다.
저작물은 오래 전부터 국경을 넘어 이용됐기 때문에 다른 어떤 분야보다 국제조약이 발달했다. 우리나라도 베른협약, WTO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 등 저작권에 관한 국제조약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조약은 회원국이 기본적으로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저작권 수준을 정하고 있는데 각 국 저작권 보호정도와 수준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화는 창작과 향유의 반복을 나선형으로 쌓아가며 발전한다.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창작보호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적정한 것인지는 나라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 한·미 FTA 협상에서 논의 중인 저작권 분야 쟁점도 이 같은 관점과 수준의 차이이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수준에서 저작권 보호와 이용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국제조약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TRIPs협정과 같은 다자조약에서는 모든 국가가 동의하는 수준만큼 저작권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은 양자조약인 FTA를 통해 개별 국가를 상대로 저작권 보호수준을 강화하고자 한다.
그러면 미국은 왜 저작권 보호의 강화를 주장하는 것일까? 당연하게도 그 이유는 미국이 자신의 문화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미국이 저작권에 관한 국제조약 가입을 꺼렸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만약 지금 우리 문화경쟁력이 더 뛰어났다면 한·미 FTA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그렇다면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났을 것이다.
문화 창조력과 IT 접목으로 문화경쟁력 강화
우리처럼 문화를 사랑하는 민족도 없다. 기쁠 때는 기쁜 대로 흥과 정을 담아, 슬플 때는 슬픈 대로 한과 원을 담아 문화와 예술로 승화해 왔다. 우리 전통문화와 예술에는 인간애와 인류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뛰어난 문화 창조력에 세계 첨단 디지털기술과 감각을 접목시킨다면 우리는 반드시 21세기 디지털 문화의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한·미 FTA 협상내용이 우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문화 경쟁력에서 세계 우위에 선다면 이번 계기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백범 김 구 선생은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선생이 소망하는 나라는 군사 대국도, 경제 대국도 아닌 문화대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한·미 FTA 협상의 험난한 파고를 온 민족의 슬기를 모아 지혜롭게 넘어 우리가 백범 선생이 꿈꾸던 아름다운 문화강국을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 (ywpark@mc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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